top of page

히어로라는 말은 지긋지긋하다. 원한 적 없는 수식어였다고 몇 번을 말해도 다시 듣게 되는 그 이름을 생각하면, 신물이 나는 걸 넘어 짜증까지 치밀어오른다. 특별한 정의감? 정의든, 선악에 대한 기준이든 한평생 살아가며 답을 찾으려 해도 끝내 확립하지 못할 부분인데 그딴 걸 내세울 리가 없잖아. 선의? 굳이 명분을 둘러야 한다면 그렇게도 말할 수 있겠지.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사람들이 바라는 입맛에 맞춘 대답에 불과하다. 어딘가 대단하고, 번지르르하고, 남들이 보면 감탄할만한 그런 걸 휘두르고자 나선 것이 아니었다. 과거의 수많은 날에도, 지금 이 순간에도.

​그렇다면 이유가 뭘까.

bottom of page